모 덕싸에서 풀었던거 가져옴 ㄹㄹㅇㅇ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숲 한가운데 커다란 별장이 하나 있었다. 분명 안에는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했고, 옆에 베이스캠프를 꾸렸다. 식량도 떨어졌고 많이 지쳐있었기에 휴식이 필요하다는 릭의 판단에서였다. 주변 지리를 몰랐기에 글렌이 식량을 구하러 가는 편보다는 데릴이 숲에서 동물을 사냥해오는 편이 나았다. 그럼 나도 데려가라는 글렌의 말에 데릴은 방해된다는 한마디로 상황을 종료시켰다.
빌어먹을,젠장! 데릴은 들고 있던 다람쥐 꼬챙이들을 바닥에 내팽개 치고는 별장안으로 들어갔다. 제가 없는 사이 글렌은 투덜거리며 별장에 건질게 없나 총도 없이 돌아다녔고, 침대 아래에 있던 어린 워커에게 손이 물렸을 뿐이다. 악! 외마디 비명소리에 셰인과 릭이 올라왔을땐 이미 워커는 죽어있었다. 옆에 있던 의자를 휘둘러 머리를 으깨놓았지만 이미 물린 손을 자르기엔 늦었다. 뭐, 자른다고 워커가 되지 않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팔하나, 다리 하나는 잘라냈겠지. 글렌..대체 무슨... 릭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글렌이 문을 쾅 닫고는 걸어잠궜다.
릭이 무슨 말을 해도 글렌은 문을 열지 않았다. 열지 않으면 부숴버리겠다는 말에 글렌은 "열면, 내 머리통도 부술건가요?" 하고 말했고 릭은 대답할 수 없었다. 빠르면 수십분, 늦어도 내일 아침에 그는 워커가 될 것이고 우리를 공격할 것이다. 목숨을 구해준 친구였고 많은 위험을 함께 뛰어넘은 동료였다. 너를 그렇게 죽게 만들진 않을 거야. 릭의 말에 글렌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무릎에 얼굴을 파묻었다.
데릴이 찾아온건 그로부터 얼마지나지 않아서였다. 숲에가면 이삼일은 돌아오지 않던 그가 너무도 빨리 돌아온 것이다. 그는 오자마자 글렌은? 하고 물었고 심상치않은 분위기와 릭의 시선을 따라 별장안으로 들어갔다.
쿵!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고개를 든 글렌이 눈위를 꾹 문질렀다. 점점 시야가 흐려지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Kid. 들릴리 없는 목소리가 들렸다. 분명 숲에간다고 하였고 죽기전에 얼굴을 보지 못하겠지, 인사도 하지 못할거라 생각했다. 데릴? 글렌의 물음에 다정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그래 나야, 문열어. 하마터면 그 목소리에 벌컥 문을 열뻔했다. 글렌이 문을 열지 않자 쾅쾅! 거세게 문을 발로차고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망할 애송이 문열어! 금방이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올것 같아 글렌은 옆에 있던 커다란 협탁으로 문을 한번더 막았다.
Hey Glenn, plz...
데릴이 부탁했지만 글렌은 문을 열어줄 생각이 없었다. 분명 보고 싶었고 목소릴 듣고 싶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바람일 뿐이었다. 언제 워커로 변해 사랑하는 이들을 물어뜯을지 모르는데 문을 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글렌은 데릴이 보지못한다는 것도 잊고서 고개만 저었다.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차라리 목이 뜯겨 죽기라도 했으면, 슬픔을 느낄세도 없이 희망을 가질 시간도 없이 죽어버렸더라면 그의 말이 들리지 않았더라면, "보고 싶어." 그가 아주 못됐거나 나쁜 사람이었거나 매몰찼거나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다면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창가 작은 슈퍼에서 담배팔면서 간간히 몸도 파는 글렌 보고 싶다...ㄹㄹ...모브글렌있음 취향탐ㄹㄹ
원래 몸파는 아이는 아니었고 그냥 담배팔고 잡일하는 애였는데 얼굴도 어리고 체급도 작고 나이도 어리고 하니까 가끔 글렌 사러 오는 사람들도 있었음 좋겠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가학적인 성향을 띄었움 좋겠다 그래서 몸팔고 난 다음날 꼭 눈 한쪽에 멍이 들어있다던가 입술이 터졌다던가 목졸린 흔적있었음 좋겠다 그리고 낮에 근처에 담배사러 온 데릴이 그걸 보면 좋ㄱ겠다 ..어디서 맞았나; 어린데 불쌍하네 정도로 생각했는데 갈수록 상처가 심해지는거 보고 싶다.
데릴은 그저 마피아인 형을 두었을 뿐이고 그래서 간부가 되었을 뿐임. 형이 하는 사업에는 일체관심도 없었고 형이 없을땐 대신 보스노릇을 하며 사업장을 둘러보곤 했지 큰일이 없는 경우엔 혼자 처리했고 사실 딕슨 형제의 사업장엔 아무도 뭐라고 하지 못했음. 멀 딕슨은 잔인하고 무법적이었고 데릴 딕슨은 냉정하고 원칙적이었음.
글렌은 성인이었지만 동양인이라 그런가 외소해서 그런가 더 어려보였고 데릴은 그런 글렌의 작은 잡화점에서 자주 담배를 사갔음. 여기 말고는 밖으로 나가야 하기도 하고 아니면 가게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때마다 박히는 시선이 영 불편했거든. 멀이 돌아올 동안만 봐주는 거니까. 그리고 글렌은 자기가 딕슨인걸 모르는듯 했고 나중엔 데릴이 말하지 않아도 그가 피는 담배를 척척 가져왔음. 기억력 좋은데? 데릴이 말하자 글렌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여기 담배사러 오는 사람 아저씨밖에 없거든요. 아저씨란 호칭이 좀 거슬렸지만 뭐 어떠냐 싶었음. 데릴의 눈에 글렌은 많아봐야 19살 정도 되어보이는 꼬맹이였거든. 데릴은 유독 어린애들 한테 약했고 모자를 푹 눌러쓴 글렌한테도 그랬음.
종종 가게 문이 굳게 닫혀있을 때가 있었음. 어디갔겠거니 그 앞에서 두세시간 앉아있다가 남은 담배가 다 떨어졌을때쯤 자리를 옮겼음. 그렇게 가게가 닫혀있는 다음날에 글렌은 꼭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마스크를 썼음. 데릴은 글렌이 무슨 일을 했는지 알고 있었지만. 감기흉내를 내는 아이를 보며 모른척 해줬음. 여름감기는 개도 안걸린다던데. 데릴의 말에 글렌은 나는 개가 아니에요. 하고 대꾸했음. 재미없긴.
헤이 키드. 잡화점 문이 열려있었음. 안은 찌는듯 더웠고 선풍기 하나만 달달 돌아가고 있었지. 이렇게 더운데 문도 꽉 닫아두고, 나간거면 선풍기도 끄고 문도 잠갔을 것임. 잡화점 안쪽엔 작은 방이 하나 있었음. 아마도 글렌이 지내는 방일 것임.
방 안쪽에서 낑낑 거리는 소리가 났음. 헐떡이는 소리인것도 같았음. 무슨 소리인지 알면서도 문을 연건 그 숨소리가 곧 넘어갈것처럼 굴었기 때문이고 흐릿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실루엣이 글렌보다 훨씬 컷기 때문임.
이 도시에서, 이 거리에서, 여기 이 사업장에서 총을 가진 이들은 많았음. 개나소나 다 총을 가지고 있었지 다만 쏠 배짱이 없었을 뿐임.
문을 열자 보인건 커다란 덩치가 글렌의 위에서 목을 조르고 있는 모습이었음. 문이 열리자 덩치가 데릴을 바라봤음. 뭐야? 하는 말을 끝으로 데릴은 방아쇠를 당겼고 커다란 총격음이 울렸고 덩치는 글렌위로 쓰러졌음. 데릴은 급히 덩치를 치우고 글렌을 살폈음. 목은 손자국 그대로 멍이져 있었고 뺨을 맞았는지 입술이 터지고 멍이 들고 한쪽 눈은 제대로 뜨지도 못했음. 허벅지 아래로 정액이랑 피가 섞여 흘러내렸고 역시나 멍자국이 가득했음. 씨발. 데릴이 욕을 내뱉자 글렌이 흠칫 놀라며 말했음. 이거..제 피 아니에요... 그제야 제가 쏜 덩치가 피를 흘리고 죽어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데릴이 머리를 헤집었음. 허나 고민한다고 죽은 녀석이 살아돌아온것도 아니고 이런곳에서 사람하나 죽는다고 누가 신경이나 쓰겠어? 데릴은 깨끗한 담요를 하나 들고와 글렌의 몸을 덮어준 후 제 방으로 데려갔음. 멀이 당분간 쓰라고 내준 방이었음. 사업장에서 멀리, 시내 외곽에 데릴의 집이 따로 있었지만 거기까지 갈 순 없었음. 데릴은 부하들에게 시체를 치우고 방을 정리하라고 말 한 후 글렌에게 가보았음. 침대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게 꼭 토끼같았는데 글렌이 물었음. "아저씨 뭐하는 사람이에요?" 참 빨리도 묻는다 싶었고, 올게 왔구나 싶었음. 데릴은 글렌을 마주보고 앉아서 말했음. 아저씨가 아니라 데릴이다. 데릴 딕슨.
사실 글렌은 딕슨 형제와 안면이 전혀 없었음. 멀이야 워낙 유명해서 알고 있었지만 제게 잡화점에서 일하라고 자리를 내어준건 마담이었으니까. 어릴때부터 여기서 일했고 커서는 여자들 대신 무거운걸 들어주거나 잡심부름을 하거나 가게 사이 작은 골목에 잡화점을 하는게 다였음. 딕슨형제라고 사업장을 다 아는 것은 아니었고 글렌은 눈에 띠질않았으니까.
침묵이 이어지는 가운데 데릴이 먼저 손을 뻗었음. 흠칫 놀란 눈치였지만 데릴은 기분나쁜 내색을 전혀 하지 않고 퉁퉁 부은 눈가를 문질러주며 일단 씻어라. 하고는 욕실을 가리켰음. 그리고 방을 나갔지. 한참후에야 침대가 삐걱 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샤워기에서 물흐르는 소리가 들렸음. 데릴은 부하가 들고오는 수건과 옷을 뺏듯 들고와 침대위에 올려뒀지. 옷을 펴보니 너무 작았음. 이렇게 말라서야. 데릴은 혀를 차며 먹을걸 준비하러 직접 주방에 갔음.
분명 글렌이 맘에 들어할거라고 믿었던 사슴고기는 전혀 환영받지 못했음. 데릴은 왜 더 안먹고 그러냐 하고 물었고 글렌은 들고 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두며 너무 많이 먹으면 토할때 더럽잖아요... 하고 말했음. 그게 섹스할때 이야기라는 것을 데릴은 어렵지 않게 알수 있었고 그는 한숨을 쉬며 너한테 입으로 시킬일 없으니까 그냥 먹어. 하고 말했음. 그제야 글렌은 고기를 꾸역꾸역 삼키기 시작했음.
저는 집에 언제 가나요? 글렌이 말하는 집은 아까 그 잡화점이었음. 벽에 피가 말라붙어 새로 페인트칠을 해야한다고 부하녀석이 그랬고 데릴은 한동안은 여기서 지낼거라고 했음. 글렌은 머뭇머뭇 거리더니 베개를 들고는 바닥으로 내려가버림. 데릴이 벌떡 일어나 뭐하냐? 하고 물으니 자려구요. 하고 말하는 것임. 아무리 덥고 바닥이 대리석으로 시원하다고 해도 저 몸으로 새벽에 대리석 바닥에 잤다간 감기에 걸릴게 뻔했음. 한숨이 느는군. 데릴은 글렌의 팔을 질질 붙잡고 올려 제 옆에 눕혔음. 앞으로 네 자리는 여기야. 글렌이 까만 눈으로 쳐다보자 데릴은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아니 한동안. 하고 말했고 그제야 글렌은 잠에 빠졌음. 글렌을 그러한 마음으로 데려온건 아니었지만 무방비하게 잠드는걸 보니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음.
데릴은 대부분의 시간을 밖에서 보냈음. 사교적인 성격이 아니었지만 일에 관해서는 철저했기 때문이고 덕분에 글렌은 침대하나 있는 커다란 방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음. 책이라도 읽고 싶었는데 데릴의 방에 책이라곤 몇권 없었음. 몇시간이면 다 읽을 정도였는데 내용도 유치한 판타지소설이었음. 이런 취향이었구나.
데릴 딕슨. 잘생긴 얼굴만큼이나 잘생긴 이름이라고 생각했음. 그 이름에 어떤 공포가 있는지 글렌은 잘 몰랐지만 여기서 총을 쏘고도 무사할수 있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적어도 제게는 친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처음 볼때는 저를 사러온 사람인줄 알았음. 종종 담배를 달라며 피고서 글렌의 허리에 지져버리는 사람이 있었음. 아직도 화상자국이 등에 선명히 있었음.
글렌은 예전부터 참는걸 잘했음. 못느끼는건 아니었는데 소리지르고 울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을 알고는 그냥 참았고, 그게 버릇이 된 것임. 무튼, 데릴도 그런 사람인줄 알았음. 서로 첫만남에 몰골이 말이 아니었으니까. 글렌은 입술이 터지고 눈이 퉁퉁 부어있었고, 데릴은 옷에 피가 묻어있었고 너덜너덜 했음 어디서 대판 구르고 왔는지 머리도 젖어서 엉망이었고 정돈되지 않은 수염이 그랬음. 지금은 감히 말 못하지만 한마디로 거지꼴이었지.
데릴은 종종 담배를 사러왔음. 담배를 사러오는 사람은 많았는데 담배"만"사러 오는 사람은 데릴뿐이었음. 향이 좀 독하긴 했는데 다른일에 비하면 독한것도 아니었음. 데릴은 첨엔 띄엄띄엄 오다가 어느순간부터 완전 눌러 앉아서 글렌과 이야길하고 가곤 했음. 가끔 사탕이나 초콜렛 같은걸 들고 오기도 했는데 정말 자기를 애로 보는건지, 여기가 잡화점이란걸 잊은건지 싶었음. 데릴은 비싼거라고 혼자먹으라고 했었고.
키드. 그건 데릴이 기분좋을때 글렌을 부르는 호칭이었음. 그리고 대부분 데릴은 글렌보고 키드라고 불렀고 글렌은 혹시 내가 이름을 가르쳐주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도 했었고
잠깐 회상에 빠져있자 뒤에서 문이 벌컥 열렸음. 들어온 이는 데릴이었고 글렌이 책을 들고 있자 아차 싶었는지 부하를 불렀음. 뭐라고 말하곤 부하를 돌려보낸 데릴이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는 다가왔음.
뭐하고 있었어.
그냥 책을 좀..
데릴이 아무리 자기한테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넘지 말아야할 선이 있었고 글렌은 그 선위를 아슬아슬하게 타고 있었음. 데릴은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읽을게 없지? 하고 물었음. 글렌이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런점은 좋네. 하고 말했음.
그게 어떤점인데요?
데릴은 흠.. 하고 말끝을 흐렸음. 수염을 만지작 거리기도 했고 제 입으로 말하기 쪽팔리기도 했음
거짓말 못하는거.
손님들은 싫다고 하던데
내 앞에서 다른 새끼 이름 꺼내는 배짱 같은것도 좋고
순간 글렌의 어깨가 움츠러든것 같았고 데릴은 입술을 구겼음. 유치하게 뭐하는 짓이야. 데릴 딕슨. 그는 몸을 펴고는 책장 위에 있던 책을 꺼내줬음.
보고 있으면 잭(아까 그 부하인듯했음)이 점심이랑 게임기 가져올거야.
게임기요?
넌 딱봐도 책 안읽게 생겼어.
데릴은 그러고서 일이 있다고 가버렸고 그의 말대로 얼마지나지 않아 험상궂은 남자가 커다란 트레이를 끌고 들어왔음.
데릴글렌(+모브약간) 오메가버스/임신튀 보고 싶다
데릴은 알파였고 글렌은 열성오메가였음 좋겠다. 지금껏 단 한번도 알파에게 끌려본적 없고 끌어본적도 없던 글렌이어서 임신이 한번에 될 줄은 몰랐고, 데릴도 글렌이 오메가인거 몰랐음 좋겠다. 너무 피비린내와 시체썩은 냄새에 코가 마비된 탓인지 글렌의 향이 너무 얕기 때문인지 전혀 몰랐음. 베타인데도 속궁합은 좋다고 생각했을 뿐이지.
다들 둘러 앉아 밥먹다가 글렌이 우욱 입덧해도 다들 글렌이 비위가 약하구나, 했으면 좋겠다. 금방 워커떼를 처리하기도 했고 태우는 냄새도 지독했으니까. 결국 다 못먹고 자리를 피하는 글렌을 보며 릭이 혼자 멀리 가지말라고 했고 글렌은 알겠다고 고개만 끄덕이겠지. 그리고 로리가 눈치까고 같이 가면 좋겠다. 로리는 릭일행중에 유일한 오메가였고 릭이랑 이미 각인한 상태에서 자기향을 조절할수 있지만 글렌은 그게 안되니까 알아차린거.
먹은것도 없는데 다 개워내는 글렌을 보며 물통을 건네주면서 그래서 애 알파는 누구니? 하고 물으니 화들짝 놀라면 좋겠다. 한번도 오메가라고 말한적도 없고 스스로 설마 임신이겠어 하는 생각만 했는데 로리가 콕 찝어 말해버렸으니 의심은 확신이 됐겠지. 로리는 조심스레 혹시 데릴이니? 하고 물었고 글렌은 웃으면서 로리 정말..눈치빠르네요. 하고 말했으면. 글렌에겐 모든게 의심이었음. 임신했다는 것도 애알파가 데릴이라는 것도. 아포칼립스가 터지기 전에 했던 알파의 애일수도 있는데 이상하게 데릴 애 같거든. 최근 3개월 이내 섹스했던 이는 데릴이 유일했고.
이러고 있지 말고 데릴한테 말하자. 로리가 손을 꼭 잡고 말하는데 글렌이 고개를 저으며 짐이 되기 싫다고 하겠지. 로리가 무슨 말이냐며 너는 짐이 아니라고 하지만 글렌은 완고하게 "맞아요. 저는 짐이 아닐지도 모르죠. 하지만 아이는요?" 글렌은 열성이어서 유산할 확률도 높았음.
"데릴한테 말하면 데릴만 절 보호하려 들까요? 릭이나 티독, 안드레아는요? 로리 우리일행은 많지 않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다는건 알고 있어요. 그마저도 하지 않으면 전 정말 짐덩어리나 다름없다구요."
물론 보호하려고 한다는건 어디까지나 위험한 일이 없다는 가정하에였음. 우린 가족도 친구도 아님 이제 막 만난지 몇달 안된사이였고 위험한 일이 생기면 그들은 서로를 먼저 챙길것임. 글렌을 챙겨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음.
로리 제발 말하지 말아주세요. 부탁할게요.
뭘 말하지마? 데릴이 저벅저벅 걸어와 글렌의 옆에 털썩 앉았음. 손에 들려있는 물병을 글렌한테.건네주며 물은 마실수 있겠지? 하고 물었고 글렌은 고개를 끄덕였음. 글렌이 물을 마시는걸 빤히 보던 데릴이 다시 물었지. 그래서 뭘 말하면 안되는 건데? 로리는 서둘러 자리를 피했고 글렌은 마시던 물을 뱉으며 기침을 해댔음 글렌의 등을 한참 두드려주던 데릴이 서운한 기색으로 나한테 말 못하는 거야? 하고 물었을때 글렌은 저도 모르게 다 말할뻔 했음. 귀꼬리만 없었지 풀죽은 강아지 같았거든.
나중에...말해줄게요.
글렌의 대답은 썩 마음에 드는건 아니었지만 몸도 안좋은 애한테 강요하는건 좋지 못하단 소리를 들었던 데릴이었기에+마음에 든 상대에게 집착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했기에 거기서 물러났음. 다만 글렌의 어깨를 꽉 붙들고 끌어안으며 "난 네가..나한테 비밀같은건 없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말은 했지만 둘 사이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음. 여전히 정찰을 갈땐 릭과 글렌이 갔고, 데릴은 일행을 지켰음. 그때마다 데릴은 뭐마려운 개마냥 글렌을 쳐다봤지만 글렌은 모른척 릭과 함께 움직였음. 점점 배는 불러오고 숨기는 것도 어려워질 지경까지 이르렀지만 먹은게 없어서 그런가 배가 크게 올라오진 않았음. 불행중 다행인가.
그러다 일이 터졌음. 식량을 구하러 갔던 릭과 글렌이었는데 돌아온건 릭 혼자였음. 릭 역시 피투성이였고 타고 온 차에는 손바닥 자국이 마구 찍혀있었음. 다들 글렌은 어디갔냐고 물었는데 릭은 워커가 몰려들었다는 말을 했음. 그래서 글렌은! 데릴이 멱살을 잡을듯 달려들었음 릭은 눈을 감고 고개를 저었음. 잘 도망쳤다면 살아는 있을거야. 찾아보러 가야지. 릭의 말에 로리가 안돼 릭. 하고 말했음. 다들 로리가 릭을 말리는줄 알았음. 글렌은, 그애는 임신했단 말이야!!
젠장 빌어먹을 씨발. 데릴이 욕을 중얼거렸음. 그 누구한테도 하는 욕이 아니었음. 아마 다들 속으로 그런 욕쯤은 삼키고 있었을터였지만 데릴은 글렌이 임신했다는 말을 듣고서 대번 자기아인걸 알았음. 글렌이 설마 오메가였을거란 생각은 못했었지. 왜 멍청하게 그걸 몰랐지? 하고 자문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음. 그냥 스스로가 너무 멍청했을 뿐임.
아니 그전에 왜 내게 말하지 않았지. 내가 그렇게 못미더웠나? 하는 생각도 들었음 로리에게 왜 내게 말하지.않았냐고 화내봐도 글렌이 말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라는 대답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음 허공에 욕을 쏘아붙이는것 빼고
글렌을 데리러 가는건 릭 데릴 티독이었음. 너무 많은 인원이 움직일수 있는 곳이 아니었음 워커도 많았고. 릭 말로는 글렌이 워커를 건물 안으로 유인했다고 했고, 만약 다른 문이나 창문이 없다면 글렌은 이미 죽었겠지. 하지만 그 몸으로 창문에서 뛰어내리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어디 숨어서 자길 기다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만 했지
학교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음. 여기를 쉘터로 삼으려고 한 흔적이 고스란히 있었건만 물품은 다 없어졌고 워커들은 죽어있었음 릭은 뭔가 이상한걸 느끼고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음 워커는 다 죽어있었음. 글렌이 가지고 있는건 권총 하나였고 그는 사격솜씨도 썩 좋지 않았음 완전 호신용이었지. 아니면 만약을 위해서.
글렌!! 데릴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렸음. 그 목소릴 듣고 달려든 워커의 머리에 바람구멍을 내주던 차에 티독이 릭과 데릴을 불렀음. 이거 글렌 모자 아니야? 티독이 모자를 발견한건 삼층 화장실 안이었음. 데릴이 모자를 낚아채듯 빼앗아 들었음. 피가 묻어있었음. 머리를 가격당했나. 유난히 새빨간 핏자국이 있었음. 끌려갔어. 데릴이 이를 으득 갈며 말했음. 워커짓이 아니야. 릭이 덧붙였음.
세상이 미쳐돌아가기 시작한지 100일이 좀 지났음. 워커들은 더이상 큰 위협이 아니었음. 물론 위험하지만 그들은 느리고 지능이 없었지만 살아남은 인간들은 지능이 있었고 때때로 워커보다 더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곤 했지. 글렌의 피자국이 계단아래까지 이어졌음. 학교 뒤편 주차장에서 뚝 끊긴걸 보아 누군가 차를 타고 데려갔고 그 인원은 "적어도 대여섯명..." 데릴이 중얼거렸음. 워커 시체만 세어봐도 그들이 얼마나 중무장을 했는지 알수 있었음.
+취향타는 소재 (유산) 있음
티독과 릭이 일행에게 돌아가 이곳으로 오겠다고 했음. 차를 타고 간 이들이 얼마나 먼 길을 갔을지 모르기에 섣불리 추적할 수 없다는 릭의 말에 데릴은 혼자라도 가겠다고 했지만 릭이 고개를 저었음. 너랑 글렌 둘 다 잃을 순 없어. 아이 목숨도 걸려있고. 결국 데릴은 멈출수밖에 없었음. 왜 글렌이 말하지 않은걸까. 혹 내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했을까. 그와 섹스한 다른 알파들이 있었나? 애인이 있었나? 온갖 생각이 머리속을 난장판으로 만들었음.
일행이 돌아오고 작전을 짰음. 차 바퀴를 따라 가자는 데릴의 말에 그들이 차를 타고 이동했다면 꽤 먼 거리일 것이고 걸어서 가면 늦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데릴이 욕을 내질렀음. 차를 타고 가면 흔적을 못찾아. 어쩔수 없었음 천천히 내리면서 찾아볼수밖에.
글렌은 노란 조명이 눈아프도록 내리쬐는 창고에 묶여있었음. 끌려올땐 기절해서 어딘지 얼마나 멀어졌는지 몰랐고 정신을 차렸을땐 눈앞에 캄캄했음. 아마 천으로 눈을 감싸놓은 모양임. 이리저리 움직여봤지만 손발이 의자에 묶여있었음. 얼마나 발버둥을 쳤을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림. 철로 된 문이었을까 소리가 귀를 찢을듯 소름돋았음.
헤이,키드. 글렌이 고개를 들었음. 그건 데릴이 저를 부르는 호칭이었음. 분명 성인이라고 말을 했음에도 데릴은 저를 꼬마, 꼬맹이 하고 부르곤 했음. 그러나 목소리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음. 거친손이 눈에 천을 풀어내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음. 그래도 혹시나 데릴이 저를 구하러오지 않았을까 하는 희망이 와장창 무너져내리는 순간이었음. 멀.. 글렌의 입에는 재갈을 물고 있었고 멀은 글렌이 저를 아는 눈치자 큰소리를 내며 웃었음. 그의 한쪽 팔에는 손이 없고 대신 의료용 기구가 달려있었음. 그 끝에는 날카로운 쇠붙이가 붙어있었고. 멀은 재갈을 풀어주며 물었음.
금세 죽어버릴줄 알았는데 아직도 살아있다니 놀라운걸. 여전히 그 카우보이놈을 졸졸 따라다니나?
...그래요.
글렌이 순순히 답하자 멀이 놀란듯 말했음. 넌 배짱도 두둑하고 겁이 없지. 난 네 그런점이 참 마음에 들어. 날카로운 쇠붙이가 칼처럼 글렌의 턱위를 스쳐지나가 목 아래로 들어왔음.
내 동생 데릴은 살아있나?
....
거짓말을 못하는군.
칼날이 거둬지자 겨우 숨을 몰아쉰 글렌은 입술을 깨물었음. 의외로 형제애가 있는.집안이라는 걸 잊고 있었음. 서로 물어뜯고 싸울줄 알았던 그들은 서로를 찾고 있었던 것임. 데릴이야 워낙 다정한 사람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형이란 사람도 동생에 관해선 약해질수밖에 없구나. 글렌은 이미 가족을 잃었기에 이 세상에 가족이 살아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이성적으로 판단할수 있는지 몰랐음.
어딨는지 말하면 풀어주마.
그가 칼날을 빼며 말했음. 글렌은 대답하지 않았음. 멀의 손이 글렌의 턱을 꽉 그러쥐었음. 말해. 그의 눈은 충분히 위협적이었으나 글렌은 입을 열생각이 없었음. 결국 매서운 손이 글렌의 뺨을 내리쳤음. 단 한번이었는데 입술이 터졌음. 멀은 비릿하게 웃고는 다시 경고 했음. 말하면 여기서 안락하게 살 수 있게 해주마. 그가 하는 말이 어디까지 진심인줄은 몰랐으나 그가 난폭하고 위험한 사람이란건 사실이었고 데릴만 있는게 아닌 릭이 있는 곳에 그를 보낼순 없었음
몇번이고 얻어터진 얼굴은.멍자국이 가득했음 코피가 터지고 입술이 터져서 멀의 손도 피가 묻어 있었지 눈은 퉁퉁 부어서 한쪽은 잘 뜨지도 못했음. 멀은 독한 녀석이라며 손을 털고는 방을 나갔음. 밤이 되자 찬 공기가 글렌을 덮쳤음. 제 몸이야 어찌되든 상관없지만 배속에 아이가 걱정이었음. 아무것도 못먹고 맞고 찬공기에 하루종일 노출되어서 잘못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음. 사실 여태껏 유산하지 않은게 기적이었지. 허나 기적은 늘 사람을 더 한 절망으로 떨어트리곤 했음.
글렌. 이게 뭔지 보여? 멀이 물었음. 글렌은 잘 떠지지도 않는 눈으로 겨우 고개를 들어 앞을 봤음. 워커야 여기서는 바이터라고 부르지. 물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워커가 코 앞까지 다가오자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려던 글렌이 의자채로 뒤로 넘어졌음.
그렇게 위협적인 방법은 좋지 않은것 같은데
멀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음. 멀은 놀라 워커를 놓쳤고 워커가 글렌에게 달려들기도 전에 머리에 칼이 박혔음. 간단히 워커를 처치한 남자는 글렌의 의자를 바로 세워주며 손과 발을 풀어주었음. 움직일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놀랐는지 손발이 저린지 휘청거리는 글렌을 남자가 붙들었음. 글렌이 놀라 손사래를 치자 남자가 걱정하지 말라며 자긴 베타남자한텐 관심없다고 그것도 어린애한텐 더 관심없다며 글렌을 바로 세웠음. 그게 친절이 아니라는걸 깨닫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음. 글렌을 다시 의자에 앉힌 남자에게 멀은 가버너라고 불렀고 이번 일에 참견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으셨냐고 했지 그러나 가버너는 자네가 하면 애하나 죽이겠다며 이런 방법은 안된다고 했지 멀이 입술을 꽉 깨물었음. 만약 글렌이 가버너에게 마음을 열고 위치를 말한다면 그들은 다 죽을게 분명했으니까.
하지만 관심없는 것과 협상을 다르지. 그가 글렌의 머리를 책상에 쾅 내리찍고는 말했음 이마가 찢어졌는지 피가 주르륵 흘렀음. 가버너는 멀에게 계속 보고 있을 거냐며 물었고 멀은 고개를 숙이며 나가려고 했음. 그때 글렌이 소리쳤음. 저 임신했어요! 멀의 움직임이 멈췄음. 가버너가 웃었음. 순간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면 너무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네가 임신을 하건 베타건 오메가건 알파건 자기랑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그러자 글렌이 고개를 들고 멀에게 말했음. 데릴의 아이에요. 가버너가 흥미롭다는 듯 멀을 쳐다봤음. 데릴이라면 그가 찾아헤매던 동생의 이름이었고 그 동생의 아이가 이 꼬맹이의 배속에 있다고 멀이 나가다 돌아보며 가버너를 바라봤음. 가버너는 누르고 있던 손을 떼고는 어깨를 으쓱이며 그럼 이 방법은 안쓰겠어. 하면서 글렌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던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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