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셉션AU
2.사이코패스AU
인셉션 AU
포저-버스데이/설계자-레시오/포인트맨-무라사키/추출사-나이스 정도로 가볍게 생각해논거
"간이 부었군, 단 두명으로 여기까지 온건가?"
남자가 헛웃음을 내뱉으며 레시오에게 말했다. 대답을 듣기 위한 말이 아니었는지 레시오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남자는 사람을 불렀다. '데려와.' 순간 커피를 집어들던 레시오의 손이 멈칫했다. 누구냐고 물을것도 없었다. 단한명 뿐이었다. 레시오는 떨리는 손으로 커피잔을 내려놓고 남자를 노려봤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곧이어 끌려온 동료의 모습에 레시오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냉정해 져야 한다, 일하는 중이니까, 그가 절대 죽지 않는걸 아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끌어오르는 분노는 가라앉을줄 몰랐다. 굳이 오른쪽 눈을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그의 모습은, 버스데이는 이미 엉망진창이었다. 차마 이름조차 부를수가 없어 이만 악물고 있는 레시오를 보며 남자는 마시고 있던 물을 버스데이의 얼굴에 끼얹었다.
"일어나"
천천히 고개를 들던 버스데이가 레시오를 보더니 작게 웃었다. '늦었네' 그렇게 말하는것 같았다. 챙! 두사람의 정적을 깨며 남자가 끼어들었다. 유리잔 끝이 깨져 날카롭게 솟아올랐다.
"나만두고 눈빛교환이라니 너무한데, 나도 알려줘"
"........"
"응?"
날카로운 유리잔이 버스데이의 손등에 박혔다. 비명을 먹어삼킨 버스데이를 보며 남자가 미안하고 웃었다. 입을 안풀어줬네. 입에 있던 천이 풀리자 마자 숨을 들이쉰 버스데이가 작게 떨었다. 미처 내뱉지 못한 고통이 온몸을 돌아다녀 찌르는것 같았다.
"미처...말하지...못한게...있는데,말야..."
다가오는 레시오를 밀어낸 버스데이가 금방이라도 죽을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Good bye, darling"
레시오의 품안에 있던 권총이 정확히 버스데이의 이마를 향했고 곧 한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
"항상 죽어도 적응이 안됀단말야."
"신호가 늦어"
유유히 기차를 빠져나온 둘은 다시 차에 올랐다. 가능한 한 멀리 도망쳐야 했다. 상대는 세계적인 기업의 아들이었다. 비록 멍청하다고는 해도 눈치하나는 빠르니 금방이라도 추적해올지도 몰랐다. 그렇게 말하자 버스데이가 깔깔거리며 '잡히면 죽기밖에 더 하겠어' 하고 대답했다가 꾸중을 들었다. 알겠어요, 알겠어 닥터 하면서 빈정거리는 버스데이를 보며 레시오는 한숨을 내쉬었다.
꿈이어서 다행이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꿈이라고 한들 그 고통은 그대로였다. 누구한테 맞거나 칼에 베이거나 총에 꿰뚫어지는것은 생생하다 못해 차라리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것을 버스데이는 겪은 것이다. 그런데도 어찌 저렇게 천하태평일수가 있는지 레시오는 잠깐 버스데이가 머리를 맞은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셋이 모인건 오랜만이지?"
늦은 밤, 오색간판이 화려하게 불빛을 내뿜는 골목 앞에 세 사람이 모였다. 짐짓 피곤한 얼굴을 한 두 사람과 달리, 싱글싱글 웃고 있는 버스데이를 보며 레시오가 한숨을 내쉬었다. 공안국은 언제나 인력부족이었다. 이런일에 세팀이나, 싶지만 상대는 전 집행관이었던 인간, 만만히 볼 수는 없었다. 버스데이가 작전을 설명하는 동안 나이스의 하품이 길게 이어졌다.
"탈주자를 발견시 즉시 나한테 연락한다, 이상."
손에 들어온 도미네이터가 차갑게 식었다.
돌입 1분 전 버스데이의 옆에선 레시오가 물었다.
"저항하면 죽여도 상관없지?"
"레시오"
"원래 잠재범이었던 놈들이야"
이 유흥가는 시빌라의 눈이 닿지 않는 곳이었다. 자연히 드론이 탐색할 수도 없었고, 길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모른다. 상대는 버스데이의 아래의 전 집행관이었고, 노려진다면 아마 그겠지, 그래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시빌라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널 죽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거라고, 레시오는 차마 하지 못할 말들을 씹어 삼켰다. 선글라스 넘어 버스데이의 눈과 마주쳤다고 생각한 순간 그가 시익 웃었다.
"걱정하지 마 레시오쨩, 죽기야 하겠어."
너, 다른 말을 하기도 전에 버스데이는 자신의 집행관에게로 뛰어갔다. 지도를 보여주며 작전을 설명하는 표정에는 진지함이 가득 찼고, 선글라스 넘어 두 눈은 가라앉아있었다. 레시오는 손바닥으로 이마를 꾹꾹 눌렀다. 두통이 작게 일었다.
탈주범과 버스데이의 사이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은 편이라고 해야겠지 이상할 정도로 좋은 관계였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형제라고 오해할 만큼. 그런 그가 버스데이를 배신했다. 작전 도중 도망치는 그의 등을 보고서도 버스데이는 도미네이터를 쏘지 못했다.
돌입 30초전 갑작스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내린 폭우에 창이 닫히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아, 귀찮게 됐군. 나이스가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10초전 레시오와 버스데이의 시선이 잠깐 마주쳤다가 금세 다른 곳을 향했다.
0 세팀이 각자 다른 골목으로 향했다.
바닥이 질척질척 거리며 걸음이 무거워졌다. 버스데이는 멍하니 위를 올려다봤다. 유흥가의 거리는 갖가지 전광판으로 밝게 빛나 밤을 가로막았다. 자신은 오늘 동료를 죽여야 할 것이다. 제압이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그의 사이코패스 수치는 300을 넘어섰다. 아마 자신이 아닌 나이스나 레시오를 만나게 된다면 그 자리에서 사살될 가능성이 높았다. 최대한이면 자신의 손으로, 품안에 있는 도미네이터가 무거워졌다.
"버스데이 감시관 여기 좀 이상한데요."
갑작스레 멈춰선 집행관의 등에 그대로 얼굴을 들이받은 버스데이가 코를 문지르며 물었다. 뭐가?
"사람들이 다 저희를 보고 있어요."
생각이 지나치다. 라고 하기엔 이젠 노골적으로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 탓에 그러지도 못했다. 뒤로 후퇴할 수도 앞으로 전진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 의상이 그렇게 튀는 것도 아닌데, 버스데이가 어색하게 웃었다. 도미네이터는 30초에 한발, 수적으로도 불리한 상황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레시오쨩 말을 들을걸, 중얼거려 봐도 이미 늦었다.
"저놈들 총을 가지고 있어!!공안국의 개란 말이다!!"
*
정신을 차렸을때는 어두운 장소로 옮겨진 뒤였다. 선글라스도 시계도 옷 속에 있던 도미네이터도 없었다. 손은 묶여 있고 머리는 아프고, 연락할 방법도 없고, 정말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한가지 다행인건 그를 먼저 만난 것이 자신이라는 점이었다. 서서히 익숙해지는 어둠 속에서 작게 움직이는 인영이 보였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그쪽을 응시했다.
"이것 좀 풀어줘"
반투명한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빛에 간간이 반사되어 나타나는 겁에 질린 눈동자에 버스데이가 나긋이 말했다. 그는 자신을 죽이지 않는다. 자신 역시 그를 죽이지 못할 것이다. 바닥이 나무였는지 다가올 때마다 끼익 거리는 소리가 났다.
"감시관"
"응?"
"감시관은 아직도 내가 병신으로 보여요?"
퍽, 미처 예상하지 못한 고통에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쓰러진 버스데이가 실소했다. 이런 전개를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단지 조금 놀랐을 뿐이었다. 몇 번이고 걷어차이고 밟은 후에야 싫증이 났는지 그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는 모르지, 절대 모르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우리 심정을"
"……"
"신뢰?동료? 웃기지 말라 그래, 우리는 같은 선에 설 수 없어, 언제까지나 강자와 약자로 나뉘어있단 말야!!"
헉헉거리며 소리친 그가 가까이 다가왔다.
"그래서 말인데 언젠가 한번 너를 굴복시켜 보고 싶었어"
손목을 잡아올리고 옷을 벗겨 내자 차가운 공기에 완전히 노출된 피부에 버스데이가 발버둥 쳤다.
"맨날 웃기만 하는 그 얼굴, 울려보고 싶었어"
"하지마…"
"왜? 그 감시관이랑은 했잖아, 나랑은 안돼? 잠재범이라서 안 되는 거야?"
말문이 막혔다. 하고 싶은 말도, 할 수 있는 말도 많았는데 억울하게도 더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울고 싶은 건 자신인데, 소리치고 싶은 건 자신인데도 그는 그것이 자신만의 특권이라는 양 서럽게 울면서 소리쳤다.
"네가 내거였음 좋겠어…"
*
사람들이 많은 곳이면 위험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실수였다. 이 거리 모두가 자신들을 적대시하고 있었다. 나이스에게 연락하고 다시 버스데이에게 연락을 했지만 닿지 않았다. 위치추적으로 겨우 찾아간 곳에는 시계와 도미네이터뿐이었다.
죽여버리겠어, 만약 시빌라 시스템이 그렇게 판단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죽일것이다. 만약 버스데이에게 무슨일이 있다면, 만약 다치기라도 했다면, 아주 만약, 아주, 아주 최악에는, 그때에 자신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56. 쯧, 나이스가 레시오를 보며 혀를 찼다. 위험해 저 녀석,
*
걷어차인 남자가 옆으로 굴렀다. 도미네이터는 필요 없다. 레시오는 몇 번이고 남자의 몸뚱이를 발로 차고 밟았다. 나이스가 와서 말릴때 까지, 남자의 얼굴은 엉망진창으로 터져있었고 레시오의 손도 성치 않았다. 무식하다. 나이스가 한소리 했지만 레시오는 듣지 않았다.
"버스데이는"
"이제 걱정하냐?"
빈정거리는 나이스를 한번 노려본 레시오가 버스데이에게로 갔다. 이런 곳에서 제대로 된 치료가 될 리가 없지, 레시오는 버스데이의 손목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쓸린 자국이 그대로 남아 상처가 될것이다. 목에 멍 자국도 며칠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난 괜찮아, 레시오쨩이 구해줬잖아"
"…늦게와서 미안"
"결과가 중요한 거지, 결국 구하러 와줬잖아. 그거 하나만 믿고 버텼어"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듯한 레시오를 보고서 버스데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찌하여 주변 남자들 모두 눈물이 많을까, 자신이 울 타이밍을 홱 가로채버리다니, 그 어깨를 끌어안은 버스데이가 작게 웃었다.
"결국, 너도 나랑 똑같은 놈이야!!" 언제 정신이 들었는지 남자가 소리쳤다.
쯧 버스데이가 혀를 찼다. 이제 질릴 때도 되지 않았나, 버스데이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내 도미네이터는? "
"여기"
"쌩큐"
겉에 두른 담요를 허리에 묶었다. 레시오가 붙잡는 손을 떼어놓곤 천천히 눈앞의 남자에게 도미네이터를 겨누었다. 사이코패스 수치 330 리셀 엘리미네이터 모드로 변경합니다.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도미네이터의 모습이 변하고 남자의 안색이 새파랗게 변했다.
"누가 똑같은 놈이래? 감히 너 따위를 레시오쨩이랑 비교하지 말아 줄래? 아 대답은 안 해도 좋아"
어차피 할 수도 없겠지만, 눈앞에서 폭사한 남자를 보고서 버스데이는 뺨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240" 버스데이가 레시오에게 도미네이터를 겨누었다.
"네 사이코패스 수치야, 레시오쨩."
"…그래"
"이대로라면 평생 격리시설에서 썩을지도 몰라."
"그렇겠지"
그렇게 된다면 이제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매일 지겹게 봤던 저 얼굴도 이젠 그리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 무리한 짓 많이 할거야."
"……"
"아까도 봤잖아 나 인기 많고 뭐하면 미끼로도"
"버스데이!"
"내 장기말이 되줘"
역시 돌려말하는 것은 성격에 맞지 않았다.
"아,…음 보통 3인 1조잖아? 근데 내 팀은 두 명뿐이고, 집행관을 새로 구해야 하고…시간도 걸릴테고, 뭐 시말서는 덤…그러니까…"
"……."
"우린 파트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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