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시:…이것도 점수로 말하나요? 그…막 10이면 매일 죽도록? 아니 0이면 쉬지 않고 한다는 건가?
해리:밥도 먹지 않고?
에그시:잠도 안자고…
<그냥 말해주세요.>
에그시:주말도 포함해서요?
<네>
-화면조정-
<오늘도 하고 왔어요?>
에그시:(힐끗 해리를 보며)……네.
<결혼한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해리:5년
에그시:6년이요.
해리:그래 5-6년
<처음 만난 곳은?>
에그시:마이에미?
해리:라스베가스
에그시:……
해리:5-6년.
에그시:네 라스베가스에서 만났고, 5-6년 됐어요.
미국 라스베가스 5-6년 전
해리는 모처럼 휴가다운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사실, 휴가는 아니었고 평소 하던 일을 조금 빨리 끝마쳐 꿀 같은 휴가를 억지로 얻어낸 것이지만 향락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임무를 마치고 그냥 돌아간다는 것은 너무하지 않은가? 심지어 임무 수행을 위해 쌓아온 그의 손놀림은 그냥 썩혀두기 아까운 것이었다. 그러나 꿈같던 휴식이 무색하게 들이닥친 경찰들은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분명 뒤처리는 멀린이 하겠다고 했는데? 해리는 ‘혼자 여행하는 관광객.’이라는 말에 혀를 찼다. 자신이 아닌 다른 조직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멍청하긴. 해리는 애써 말을 걸어오는 이들을 무시한 채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 할까. 사실 경찰에 붙잡힌다고 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 휴가도 끝이 나겠지.
그때 해리의 선글라스 밑으로 한명의 젊은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많아야 20대 초반일까.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 역시 해리를 쳐다봤다. 찰나의 순간에 수많은 시선이 오갔다.
“혼자 십니까?”
“아뇨.”
또랑또랑한 목소리와 함께 그가 다가왔고, 해리 역시 몸을 움직였다.
“제 동행입니다.”
자연스럽게 허리를 끌어안은 해리가 그를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시선이 달라붙었다. ‘에그시에요.’ 작은 입모양과 함께 해리는 문을 닫으며 ‘에그시’에게 키스했다.
“해리 하트.”
“그래요. 해리…오늘 시간 있어요?”
넘치도록 많지. 저를 보며 깜빡이는 녹안에 해리는 작게 웃었다. 짧은 휴가동안 만날 ‘제법 괜찮은 파트너’라고 하기엔 아이가 지나치게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