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날조, 성격 붕괴 -시마家 셋째형이야기를 다룬이야기 입니다. 아직 작가분이 따로 애기해주시지 않았습니다. 제가 날조해서 쓴겁니다. 셋째 이름은 임의로 -시마 유타 덧, 유타x렌조-주조x렌조 성격띔 집착~집착~ -네타있을수 있습니다. -나이 :: 렌조-11, 킨조-16, 유타-19,주조-21
my little, lovely brother
00. 렌조는 형들이 좋았다. 그것이 사랑인가 형재애(愛)인가에 대해서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릴적 자신의 세계에선 형들이 전부였고, 자신의 버팀목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건 셋째형이었다. 셋째형은 특별히 더 좋아한것 같았다. 그를 무언가에 비유하자면 그것은 바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는 바람 같은 사람이었다. 시마가(家)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사람이었다. 유일하게 자신의 편에 있어준 사람. 유일하게 자신을 우선시해주던 사람. 나는 그 사람을 동경했었다.
01. 렌조가 눈을 뜨자마자 아버지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이유는 언제나 그렇듯 도련님 때문이었다. 도련님을 위험에 빠뜨렸다는것,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렌조역시 위험했었고, 도련님을 지킬 여력이 없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익숙하다는듯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렌조를 유타가 붙잡았다. 가지마. 하며 다시 렌조를 앉히는 그에 렌조는 괜찮다는듯 웃었다.
-너 지금 열나
그가 렌조의 손을 꽉 잡고 말했니 렌조가 또 웃었다. 어쩐지 형 손이 시원하더라 하며, 그리고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체 왜? 라는 듯 그가 렌조를 바라보았다. 대체 무엇이 이 아이를 이렇게나 구속해버리는 것일까, 무엇이 이 아이를 움직이는 것일까, 사시나무 떨듯이 바들바들 떠는 렌조의 어깨를 잡아주었다. 발걸음이 위태위태하여 금방이라도 쓰러질것만 같아, 그는 렌조를 붙잡았다.
-그럼 같이가
제가 무슨 도움이 될까 싶지만 혼자 있는것 보다 나을거라 생각했다. 문앞에 서자 아버지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고, 아버지는 렌조혼자만 들어오라고 했었기에 그는 문밖에서 등을 기대고 있을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버지다. 렌조는 아직 열한살 밖에 먹지 않은 어린 아이였다. 심한 말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02. 하필이면 도련님과 같은해에 태어난 렌조의 고통을 그는 모른다. 몰랐기에 더 감싸주고 싶었다. 모두들 도련님,도련님 하는게 그는 늘 싫었다. 첫째형이 렌조를 살린것에는 기뻤으나 도련님까지 안고 나왔을때 그는 이해할수가 없었다. 저 녀석은, 언젠가 렌조를 불행하게 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하필이면 왜 같은해에, 동갑으로 태어난 것일까, 한해만 일찍, 아니면 늦게라도 태어났다면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예전부터 시마가(家)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폐쇄적이고 꽉막힌 틀에 박혀 있다니, 그는 자신이 없던 시마가(家)의 지난 3년을 모른다. 그 사이 렌조는 많이 변해있었다. 성격,행동,표정까지 그것을 처음본 그는 속에서 차오르는 분노를 삼킬수가 없었다. 정십자 학원을 졸업하고 돌아왔을때, 안겨오는 동생은 여전히 사랑스럽고 소중한 렌조였지만 그 안은 완전히 다른 사람같았다. 어떻게 하면 아직 열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에게 이런 표정을 짓게 할 수 있는지, 이렇게 바꿔 놓을수 있는 것인지 퍽. 그의 주먹에 주조가 뒤로 넘어졌다. 입안이 터져버린 것인지 피가 빨갛게 고여나왔다. 삼년만에 돌아온 동생이 다짜고짜 주먹을 날렸지만 주조는 화내지 않았다. 그것에 더 화가난 그가 주조의 멱살을 잡고 끌어올렸다. 지금 킨조가 집에 없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했다. 괜히 큰 소동이 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 주먹을 말아쥔 그는 한참이나 그 자세로 움직이지 못했다.
-어째서 주형… -…… -어째서 렌조까지…
동생을 지극히 아끼던 주형이었다. 자신의 방황하던 시절을 바로 잡아준것도 주형이었고, 큰 형의 죽음에 상심해 있던 우리들을 안아준것도 형이었다. 자신을 엑소시스트가 될수 있도록 한것도 주형이었다. '형!' 우리둘을 보고 놀란것인지 렌조가 황급히 달려와 그의 손을 잡았다.
-왜 그래 형, 하지마
어린아이의 힘에 밀릴 그가 아니었다. 하지만 주조가 그의 손을 쳐내였다. 렌조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주조를 바라봤다. 피가 난다며 걱정하는 렌조를 보고 주조가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 그 미소가 굉장히 뒤틀려 있다고 느낀것은 착각이길 바랐다.
-형…설마
그가 말하기도 전에 주조가 렌조를 안아올리고서 일어났다.
-설마라거나, 어째서라는 말은 하지마라 -주형! -당연한 이유를 묻지 말라는 거다.
형에게 묻고 싶었다. 그 이유, 내가 생각하는게 아니지? 평범한 형재애(愛)지? 소중한 동생이기 때문이지? 하지만 형은 답을 주지 않았다. 그 눈빛에, 그 목소리에 나는 화를 참을수가 없었다. 주형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생각에 참을수가 없었다. 자신이 억지로 엑소시스트가 된 이유는, 정십자 학원에서 지난 3년간 참으며 수업을 들은 이유는 모두 동생 때문이었다. 평범하게 살길 바랐다. 렌조는 평범했으면, 그런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것이었다. 그것이 다 헛수고가 되 버리고 말았다. 렌조 역시 시마가(家)에 종속되버리고 만것이다.
03.문뒤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아버지의 목소리는 엄격했다. 거의 울듯한 목소리로 네 하며 대답하는 렌조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자신이 한심했다. 곧이어 화난 아버지의 목소리와, 짝 소리, 그리고 넘어지는 소리가 났다. 나는 황급히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내 안에 분노는 이미 충분했다. 단지 그것 뿐이었다. 울고 있는 렌조의 뺨이 붉게 번져있었다. 아아-, 아버지, 당신이란 사람은. 그가 아버지에게 주먹을 날릴려는 찰나 누군가 팔을 붙잡았다. 아, 젠장. 그가 중얼거렸다.
-놔, 형 -너나 그만둬. 뭐하는 짓이야 아버지게
그가 기가찬듯 헛웃음을 내뱉었다. 아버지? 그가 생각 하는 아버지란 이런게 아니었다. 그런 그를 제압한 주조가 역으로 그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넘어진 그가 붉어진 눈으로 주조를 노려봤다.
-이따위 집안, 진작에 나가버렸어야 했어 -나가라, 잡지 않을테니
그것은 진심이었다. 주조는 그런 그를 뒤돌아 가려고 했으나 옷자락을 붙잡아 오는 작은 손에 그러지 못했다. 울음을 그친줄 알았는데 아까보다 더 울듯한 얼굴로 렌조가 서 있었다. 렌조? 하고 주조가 묻자 렌조가 울음을 머금은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다신 도련님을 혼자 두지 않겠습니다…잘못했습니다 -…… -…그러니까, 형을 내쫓지 말아주세요
이 어린 아이 앞에서 무슨 짓을 보이고 만 것일까, 그는 손으로 입을 가렸다. 자칫 헛말이 나올까 두려웠다. 그걸 주조도 마찬가지 였는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째서 어린 아이가 울음을 참아야 하는가, 무엇을 그리 잘못했기에 저렇게 사과를 해야 하는가, 그-시마 유타는 헛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았다. 시마가(家)라는 이름 아래 무언가가 심하게 뒤틀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04. 그 자식 진짜로 때렸어, 뺨을 어루만진 그가 중얼거렸다. 입안이 쓰렸다. 온통 피가 고여서는, 이가 나가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이따위 집안 정말로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나간후 렌조가 걱정이었다. 한참 거울을 보고 있는데 문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누구? 하고 묻자 어린목소리가 들려왔다.
-형, 나…
문을 열고서 들어온 렌조는 곧바로 그의 품에 안겨왔다. 형 괜찮아? 아직도 피나? 하며 묻는 렌조를 보고서 그는 웃음을 터트렸다. 이렇게 작고 어린 아이를 두고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그는 렌조를 무릎에 앉혔다. 아직도 렌조가 울며 잘못했다고 말하는게 생각났다. 그렇게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있었구나,
-렌조, 형이 좋냐 -응, 형 좋아 -아버지, 어머니보다도? -응!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는 렌조를 보고서 그는 다시 웃을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어머니는 봐주라며 웃던 그는 렌조를 돌아 앉혀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
-렌조, 형이랑 같이 있고 싶어? -응 -렌조…형이랑…도망갈까?
그것은 자신이 애써 용기내 말한것이다. 렌조는 집에 있는게 훨씬 안전할 것이다. 자신과 나가면 안전은 고사하고 끼니도 때우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자신이 그렇게 무능하지는 않지만 당장에 나가면 그리 될지도 모른다. 그는 렌조가 거절하길 바라면서도 마음 한켠으로는 응이라고 대답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응!
환하게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렌조를 그는 꽉 끌어안았다. 나의 작고 사랑스러운 동생아, 너는 어찌하여 나를 그렇게 흔들어 놓니, 그는 날짜와 시간, 장소가 적힌 종이를 렌조에게 쥐여주었다.
-렌조. 형은 지금 가야해. 준비할게 많거든 -…응…
시무룩해 보이는 렌조를 보며 그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웃었다.
-꼭 나오라는건 아니야, 하지만 그랬으면 좋겠어. -갈게, 꼭 갈게!
그날밤 그는 시마가(家)를 나왔다. 아무도 붙잡는 사람은 없었고, 붙잡길 바라지도 않았다. 대신 형, 하며 안겨오는 렌조를 안아줄뿐이었다. 기억해, 내일새벽이야, 렌조. 그렇게 속삭이자 렌조도 작게 응이라고 대답했다.
05. 그 장소는 유타형이 발견한 곳이었다. 반딧불이 반짝이는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그곳에서 형이 기다리겠다고 했다. 렌조는 작은 가방에 이것저것을 넣고는 이불속에 숨겼다. 잠들기 전에 항상 주형이 와서 확인하기 때문이었다. 렌조는 눈을감고 자는 척을 하며 주형이 나가길 기다렸다. 비록 문에서 멀리 떨어진 방이었지만, 렌조는 들키지 않고 집을 빠져나올수가 있었다. 평소 봐둔 샛길 때문일까, 발걸음이 가벼웠다. 형이랑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훨씬 앞선 시간이었지만, 기다리는게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렌조는 곱게 접힌 쪽지를 보며 방긋 웃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주형과 떨어지는건 아쉬웠지만 유타형이 있는 곳은 아프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킨형에게 인사도 없이 가는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쪽지도 남겨두었다. 그래봤자 보는건 몇년후겠지만. 나무에 기대어 있던 렌조는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형이 올때까지 자면 안돼는데, 하면서도 밀려오는 졸음을 참지 못했다. 뒤에서 잡아오는 따뜻한 손에 렌조가 눈을 떴다. 형이야? 하고 물어도 대답이 없었다. 졸음에 눈앞이 흐린 렌조가 고개를 흔들며 시야를 밝히려고 애썼다. 그러자 큰 손이 다가와 눈을 감겼다. 하지마, 하며 손을 끌어내리려는 렌조의 힘은 어림도 없어 보였다.
-렌조
등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렌조는 황급히 발버둥을 쳤다. 유타형의 목소리였다. 자신을 붙잡고 있는 사람은 유타형이 아니었다. 빨리 형에게 가야 한다는 생각에 몇번이고 발버둥을 쳤지만 그 손이 렌조를 놓아주지 않았다.
-역시 안왔을려나…
실망한듯 들리는 유타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점점 멀어지는 목소리에 자신이 끌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형, 나 여기있어, 살려줘, 도와줘, 형. 나오지 않는 비명이 입안에 맴돌았다. 공포감보다는 슬픔이 먼저 찾아왔다. 실망한듯한 유타형의 목소리에 왠지 모를 죄책감이 찾아왔다. 형, 형.
-…유…형…
my little, lovely brotherⅡ
06.그후 나는 주형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가졌다. 형이 싫다는 감정보다, 이제는 붙잡을게 주형밖에 없다는 두려움이 더 커서였다. 주형이 어깨를 잡아오면 나도 모르게 흠칫 몸을 떨었다. 그 작은 떨림조차 형은 놓치지 않았다. 그후에는 항상 형이 나를 안아줬다. 난 그것 때문에 더 매달린건지도 모른다. 내 두려움을 감싸줄수 있는 사람, 안아줄수 있는 사람은 형 밖에 없다고, 그렇게 믿었다.
07. 마장을 받았다. 처음보는 형체의 생물에게 도련님을 보호하기 위해 몸으로 막았고 그 결과는 비참했다. 눈앞에 보고 싶지 않은 악마들이 떠다녔고, 나를 괴롭혔다. 너무 두렵고 무서워서 황급히 형을 찾았지만 형은 내게 오지 않았다. 그렇다. 그러할 것이다. 주형의 최우선은 명타이고 도련님일 것이다. 그것에 질투를 느껴버린 내가 더럽다고 생각했다. 뒤늦게 나를 부르는 형에게 나는 웃어보였다. 괜찮아 형, 나는 괜찮아.
사실 괜찮지 않아, 형이 나만 봐줬으면 좋겠어. 형이 나만의 것이었으면 좋겠어. 그 추악한 마음을 가슴깊이 묻어버렸다.
08.마장을 받은 내 미래는 정해져 있었다. 정십자 학원에 들어가 엑소시스트가 되어라 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말에 예 하고 대답했다. 주형은 반대했지만 아버지의 뜻을 꺽을수는 없었다. 교토를 떠나기 전날 한가지 소식이 들려왔다. 그것은…
"렌조! 진정하고 내 말들어…" "…하아…하아…" "다 잊어라, 다 잊는거야" "…흐윽…" "없었던 일이라고 치부해버려, 내일 당장 여기서 떠나" "……흑…" "모두 잊는거다."
09. 목으로 넘어가는 주스는 달콤했다. 교토를 떠나온지 삼개월이 지난 지금 완전히 적응해버린 나는 당시의 일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없었던 일이라고 생각하라는 주형의 목소리가, 모두 잊으라고 각인시키던 그 눈동자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 대체 난 무슨일로 울어버린것인지ㅡ 무엇을 잊어버린 것인지 그것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재잘거리는 린을 보고서 나는 맞장구치며 웃었다. 린과 함께 있으면 시마도 명타도 모든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런 즐거운 나날이 계속될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차가운 공기에, 오싹한 방안은 혼자있기에는 너무나 두려웠다. 나는 깨달아 버렸다. 이제는 혼자서 잘 수도 없는, 주형없이는 살아갈수 없는 나 자신을, 그렇게 몇날 몇일 밤을 지새우고, 간단한 임무가 주어지면 항상 린이 옷깃을 잡아 끌었다. 그럼 저도 모르게 지어지는 미소로 린의 어깨에 기대었다.
"시마, 요즘 무슨 일 있어?"
피곤해 보여, 하며 묻는 린에게 어색하게 웃어주면 린이 으쌰 하고 일어나 자신이 악마를 해치우겠다며 자신만만하게 웃는다. 아직 린의 실력을 보지못한 시마는 약간 불안해 하면서도 그럼 부탁해, 하며 공원 벤치에 몸을 기대었다. 응, 그럼 둘러보고 올게, 하면서 뛰어가는 린에게 살짝 손을 흔들어주면 정말이지 파트너가 도련님이나 코네코가 아니라는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둘이라면 분명 끝까지 캐물었을게 분명했다. 고개를 들고 살짝 눈을 감으면 살랑거리는 바람이 머리칼을 흐트러 놓았다. 얼마만이지 이런기분, 이런 시간, 하며 생각에 잠기면 차가운 손이 눈을 가려왔다. 오쿠무라군? 하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많이 컸구나, 렌조" "……" "설마 형 목소리 잊어버렸니?"
손을 거두고 나를 내려다 보는 그 얼굴은 절대 잊을래야 잊을수 없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나는 전혀 웃을수도 반길수도 없었다. 단지 어떻게? 하는 얼굴로 형을ㅡ 나의 형을, 내 버팀목, 내 우상을 쳐다볼수 밖에 없었다.
10. 나, 시마 유타에겐 평생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이 하나 있다. 눈앞에서 놀고 있는 렌조를 보며 흐뭇하게 웃으면 렌조역시 방긋 웃어보여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꽈악 끌어안아 버렸다. 그렇게 한참을 있으면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나는 쯧 하고 혀를 찼다. 그러면 렌조가 형, 왜그래? 하면서 눈을 맞춰왔고,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하고 웃었다.
"형…표정이 무서워"
그래? 하면서 억지로라도 웃어보이면 렌조는 자그마한 손으로 입가에 손을 가져다대어 입꼬리를 시익 올려주며 자신도 웃어보였다. 그렇게 한바탕 웃으면 렌조가 그제서야 발견한건지 뒤에 있는 주형에게 다가갔다.
그때의 그의 표정이란 지금의 내 표정과 같을까
질투에 미친 남자의 표정이 저렇게도 뒤틀려 있다는걸 나는 처음 알았다. 그러자 렌조가 무서워 하는것도 어느정도 이해가 갔다.
11.친근하게 옆에 다가와서 앉는 유형을 보고서 렌조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어떻게? 라는 말조차 하지 못하고 그를 바라보면 그는 예전의 그 미소와 같이 웃으며 말했다. 형이야- 하고
"그건 알고있어, 아는데"
머릿속에 복잡해져왔다. 애써 잊으려고 했던 기억들이 물밀듯 밀려 들어왔고, 도저히 말도 안되는 일에 렌조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자 그는 렌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어떻게 들어온거냐고 묻고 싶어?" "……" "아님, 어떻게 살아있는거야- 라고?"
그 말에 살기가 가득하게 담겨 있어 순간 차가워진 공기에 렌조가 몸을 흠칫 떨었다. 그가 일어나며 렌조 앞에가서 섰다. 그리고는 작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어? 하고 바라보자 그가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
"이번엔 잡아, 이번엔 손을 놓지마"
그의 이마에 솟아난 두개의 뿔과 송곳니, 검은 꼬리에 렌조가 믿을수 없다는듯 바라봤다.
"렌조, 나와 같이 악마가 되자" "…형…" "그렇게 영원히 함께 있는거야"
12. 시마 유타가 죽었다. 그 말을 들은 렌조는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쓰러진 어머니와 함께 휘청거린 렌조를 붙잡은건 주조였다.
-렌조! 진정하고 내 말들어… -…하아…하아… -다 잊어라, 다 잊는거야" -…흐윽… -없었던 일이라고 치부해버려, 내일 당장 여기서 떠나 -……흑… -모두 잊는거다.
그렇게 모두 잊는듯 했다. 그렇게 살아가는듯 했다.
13.
"당신은…유형이 아니야"
눈물을 참고 입술을 깨물었다. 손에 피가날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뻗어진 손은 예전의 손과 달리 너무나도 차가워서 잡고 싶어도 잡을수가 없었다. 차마 올려다보지 못해 고개를 푹 숙이면 한참이나 늦어진 웃음소리에 렌조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안속네" "뭣?!"
순식간에 자신의 목을 졸라오는 그에 렌조는 속수무책으로 당할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거의 악마의 형태로 변해버린 형의 모습에 눈물이 쏟아졌다. 그러면서도 진짜 유형이 아니라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다. 숨이 막혀오는걸 느끼며 그의 옷을 붙잡으면 흐트러진 옷사이로 상체에 길게 그어진 상처가 보였다.
"이 상처…" "눈썰미가 좋구나 너" "어떻게…"
상태가 좋지 않은걸로 보아 인간이었을때 받은 상처가 아물지 않고 그대로 덧나고 있는것 같았다. 렌조는 보다 더한 사색이 되어 그를 바라봤다. 그의 손이 약간 느슨해 진것 같았다.
"이 녀석의 형이라는 작자가 무지막지하게 베어버렸지…" "……" "덕분에 이 몸뚱이로는 삼년도 버티지 못하지만 말야"
14. 나 시마 유타는 시마 주조에게 살해당할뻔 했다.
my little, lovely brotherⅢ
15.시마가(家)를 떠나고나서 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단지 집으로 돌아왔을때 반겨주는 그 미소가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괴로웠고, 나를 아프게 했다. 그때 나는 렌조를 억지로라도 끌고 나오지 않은것을 후회했다.
16.교토에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 일이 일이다 보니 그곳에 얼마간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집을 나오고서 3년만의 교토행이었다. 여전히 달라진건 없구나 하면서 모자를 꾹 눌러썼다. 이곳에 교토이고 명타에 속한 지역인 이상 자신은 얼굴을 숨기고 다녀야 했다. 명타를 배신한 자, 시마를 배신한 녀석이라는 타이틀은 내 뒤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교토에 온 이상 꼭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다. 아니 만나지 못하더라도, 멀리서만 볼수 있다면 난 그걸로 만족할수 있다고,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형!"
익숙한 목소리, 익숙한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서 뛰어오는 렌조가 보였다. 이제는 훌쩍 커버린 키에 딱 맞는 교복을 입고서 활짝 웃으며 뛰어오는 렌조는 자신이 기억하는 어린날의 미소와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멍하니 그 쪽을 바라보자, 점점 가까워 오는 렌조에 그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렌조는 다르다. 다른 시마녀석들과는 다르다. 자신에게 경멸의 시선을 던지지 않을 것이다. 자신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주형!"
나를 지나쳐 가는 렌조는 어느새 내 뒤에 나타난건지 그에게 뛰어갔다. 힘껏 달려가 안기는 렌조를 보고서 다시 한번 나는 절망을 맛보았다. 저 아이는 나만의 것인데, 저 미소도, 저 몸도, 저 체온 그 모든것이 나만의 것이어야만 했다. 그것을 다 망쳐놨다. 저자가, 저 시마가의 인간이 모든걸 망쳐놓은 것이다.
렌조를 안아올리는 그 몸짓 하나하나가 너무나 싫었다. 그 손짓 하나하나가, 그 입맞춤이, 형제로서의. 렌조 말해봐, 아직도 형의 표정이 무섭니?
오랜만에 만난 주형의 표정은 많이 뒤틀려 있었다. 뭐? 하고 묻는 형에게 다시 한번 친절하게 말해줬다. 렌조를 데리러 왔어. 그렇게 말하자 주형의 몸에서 살기가 퍼져나왔다.
"렌조도 내년이면 열다섯, 정십자 학원에 가게 되겠지" "……" "형도 나도 그걸 바라진 않잖아. 그러니까 내가 데려갈께" "……" "렌조도 이제 열다섯이니까 스스로 결정 정도는…"
어릴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왜 나오지 않았는지 상관할 바가 아니다. 단지 나는 렌조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이제는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그 미소, 그 체온만 있으면 된다고, 그렇게 말했고, 그렇게 말하는 나에게 주형은 검을 휘둘렀다. 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고, 목구멍으로 비릿한 맛이 느껴지며 무릎을 꿇고 쓰러질려 하니 주형이 머리채를 잡아왔다. 그 표정이 마치 악마같아 소름이 돋았다.
"죽이지는 않으마, 뭐 이 상태로는 얼마 못가겠지만"
그렇게 쓰러지는 나를 뒤로한채 주형은 검을 닦아 내며 걸어갔다. 그 뒷모습이 점점 흐릿해지자 난 의식이 멀어지는걸 느꼈다. 그와 동시에 참을수 없는 분노와 배신감이 차올랐다. 설마 저 주형이 나를 베어버린다거나 나를 죽인다는 생각은 할수도 없었다. 내가 먼저 해야 했다. 내가 먼저 저자를 베어버려야 했다. 그렇게 주먹을 꽉 쥐고 눈물이 흐르려는 찰나 악마가 속삭였다.
그를 죽이고 싶냐며, 그에게서 소중한걸 되찾고 싶냐며.
당연하지, 내 빛을, 내 작고 사랑스러운 동생을 되찾고 싶어 미치겠어
17.옷을 붙잡고 있던 렌조가 힘이 풀린듯 그대로 손을 놓았다. 어째서, 대체 왜. 형들이 그렇게 까지 하는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무엇이 잘못 된것 일까, 어디서부터 잘못된것 일까, 자신이 주형에게 매달린것? 아니면 관계를 가진것? 더 올라가 유형과 함께 도망치지 않은것? 아니 내 존재 자체부터가 태어나서는 안되는 것이었을까.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 렌조를 보며 그가 의아하다는듯 쳐다보았고, 눈물이 흐르는걸 막을새도 없이 렌조가 유타의 얼굴에 손을 뻗었다.
"죽여줘, 형." "……" "형의 손이라면 나 죽어도 좋아"
다 포기한듯한 얼굴이 마치 어린날 모든 것을 다 포기한채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던 그 때와 너무나 닮아서, 유타는 저도 모르게 손을 풀어버렸다. 렌조가 형, 하고 부르면 유타가 비명을 질렀다. 당황한듯 형,형! 하고 부르면 그는 렌조를 밀쳐내며 자신에게서 떨어지라는 말만 반복했다.
"도망쳐… 그대로 도망쳐 렌조!" "…형…" "내가 이런 실수를 할줄은 생각도 못했다…" "……나는" "미안하다, 아프게 해서 미안해 렌조" "…형, 유형!!" "이 녀석은 내 동생이다. 돌려받아가마"
푸른 불꽃이 일렁이고 린의 외침이 들리면 그에 묻혀 렌조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황급히 달려온 린이 렌조를 부축했지만 그 팔을 뿌리치고는 쓰러진 유타에게 다가가면 이미 악마는 사라지고 남은건 피에 물든 인간의 몸뿐이었다. 형, 하면서 그 손을 잡으면 차갑게 식어버린 체온이 손끝을 타고 전해져 머릿속이 차가워 졌다.
"형…손…못잡아줘서 미안해, 약속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형이 아니라고 한거 다 거짓말이야" "……" "형…좋아해, 너무, 너무 좋아해…"
18.뒤늦게 달려온 유키오가 어떻게 된거냐고 물으면 린이 쓰게 웃었다. 이미 기절해버린 시마는 자신의 등위에서 늘어져 있었고, 옷과 손, 얼굴이 붉은 피로 번져 있었다. 린의 미소를 이해하지 못한 유키오가 시마는 괜찮냐며 물어왔고, 린은 당연히. 라고 말했다. 유키오는 한숨을 쉬고는 안경을 치켜 올렸다. 형 불꽃썼잖아, 들키지 않았어? 그렇게 묻자 린은 괜찮다는듯 웃었다.
"나는 신경도 쓰지 않더라고"
유키오는 안심하는듯 보였지만, 린은 그러지 못했다. 차라리 알아차려 주었으면 했다.
'유형!'
뿌리쳐진 손이 너무나 아팠다.
' 형…좋아해, 너무, 너무 좋아해…'
묻고 싶었다. 너에게 형이란 어떤 존재냐고, 너를 죽이려고 한 형을 위해 어째서 그렇게나 우는 거냐고
19. 그후부터 였다. 린이 시마에게 붙어다닌것은, 원래 잘 붙어다니고 성격도 취향도 잘 맞았던 둘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린의 맹목적인 과보호였다. 그럴때마다 시마는 곤란할것 같은 미소를 띄우며 그를 불러세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린은 다시끔 시마를 이끌었고, 시마는 이끌려갔다. 그것은 린이 형이라는 성격과 시마가 막내라는 성격이 합쳐서 완성되었던 것이다. 어쩌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시마에게라면 자신의 불꽃을 보여줘도 괜찮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역시였다. 시마는 자신이 불꽃을 내뿜어도 무서워하거나 두려워 하지 않았다. 하지만 또 무언가 달랐다. 그 순간 나를 보는 그 눈빛은, 그 표정은 마치
죽은 네 형을 보는 듯한 눈빛이어서
20.이쪽은 친구인 오쿠무라린, 이쪽은 큰형 주형. 그렇게 소개하면 킨조가 왜 자신을 빼놓냐며 시비를 걸어왔고, 움찔하며 자리를 피하려 드는 렌조에게 달려들었다. '킨형은 바보잖아!' 하고 소리치면 곧이어 우당탕 하는 소리에 그쪽으로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래서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주조의 살기에 짓눌려 버릴듯한 공기를, 린은 마른 침을 삼키며 그와 눈을 맞추었다. 그의 표정이 너무나 살벌하여 마치 사람하나 죽일것 같은, 악마와도 같은 표정이었다. 그의 살기가 점차 누그러들면서 입을 떼었다.
"렌조의 친구라고…" "현재는 그렇습니다만"
아마 그가 표정을 푼 이유는 렌조가 가까이 왔기 때문일 것이다. 나중에 보자며 인사하는 렌조에게 손을 흔들어 주면 렌조가 빠져나간 문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 역시나 마찬가지 였는지 그제야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저는 렌조와 친구 이상이 되고 싶습니다."
그 순간 슈라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나는 어떻게 됐을까,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21.부정왕이 사라졌다. 드디어 악몽같은 밤이 끝나고 새벽이 밝아왔다. 하지만 내 표정은 그렇게 밝을수 없었다. 렌조가 다쳤다. 내가 지켜주겠다고 내가 너의 도련님을 지켜주겠다고 호언장담 해놓고서 스구로의 뒤를 캐치해내지 못해 네가 대신 막아섰다. 곧바로 떼어놓긴 했지만 무엇이 그렇게 괴로운건지 제대로 서질 못하는 렌조를 부축했다. 금방이라도 의식을 잃을듯한 렌조는 계속해서 그의 이름을 찾았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는 단지 렌조가 바라는 그가 빨리 와주길 바랄뿐이었다. 그게 렌조를 위한거라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멀리서 들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내가 소리쳤고 곧이어 우릴 발견한 그들이 달려왔다. 그 속에는 그도 있었다. 렌조가 그토록 찾던 그가 있었다. 이제 내 품에서 떠나는건가 싶었다. 그가 곧바로 이쪽으로 올것이라고, 그럴것이라고
"도련님!"
우리를 지나쳐 가는 그를 보고서 렌조는 더 이상 그를 찾지 않았다. 들은 것이다. 본것이다. 그가 자신보다 스구로를 우선시 하고, 자신을 지나쳐 가는 것을 렌조는 보아버리고 말았다. 아아, 나는 대체 무엇을 기대한 것일까. 나는 대체 무엇을 바란것일까. 렌조는 대채 어떤 생각으로 그의 이름을 그토록 애타게 부른 것일까.
네 다른 형을 죽이고, 너의 마음을 죽여버린 저 자를
22.중독상태야, 심하진 않으니까 몇일쉬고 일어나면 괜찮아 질꺼야. 유키오가 그렇게 말했으니 몸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참을 지나도 렌조는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텅빈 방에서 색색 거리며 잠들어 있는 렌조의 숨소리에는 아직도 거친감이 묻어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그렇게 몇일동안 이 방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지만 그만은 끝내 오지 않았다. 내일이면 렌조를 억지로라도 깨워서 도쿄로 돌아가야 했다. 더이상 학교도 학원도 비워놓을수가 없었다. 그렇게 일어서면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누굴까, 하고 생각하고 있으면 화가 치밀었다. 그가 아니길 바라면서, 그 였으면 하는 하는 이 모순적인 생각을 접어두면 애증이 뒤섞인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약간 놀란듯 나를 쳐다보는 그는 곧바로 시선을 돌려 렌조를 바라보았다. 아직인가- 하는듯한 얼굴에 소리치고 싶은걸 간신히 참아냈다.
"이제와서 무슨 낯짝으로 온겁니까" "형이 동생을 보러왔다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한건지 모르겠군"
뻔뻔한 그의 얼굴을 그의 목소리를 모든걸 찢어버리고 싶었다. 더이상 같은 곳에 있다는게 너무나 싫었다.
"어째서 렌조를 바로 찾지 않은거지? 어째서 렌조가 먼저가 아닌거야!" "그것이 시마家의 의무니까." "가족보다도?" "악마가, 사탄의 자식이 이해할리가 없지"
그것이 이 아이의 숙명이다. 그것이 시마家의 의무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입이 증오스러웠다. 그 누구보다도 당신을 중요시 하는 렌조였다. 그 무엇보다도 형들을 아끼는 녀석이다. 가족을 그 무엇보다도 소중히 하는 녀석이고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소리치는 녀석이었다. 소중한 형을 빼앗은 당신이지만 사랑하고 있다고, 그렇게 말하던 렌조였는데
"당신 정말 최악이야…" "……" "당신이 아니라 그였다면 나도 이렇게 까지 렌조에게 매달리지 않았을 것을…" "……" "그는 악마가 되어서까지 렌조를 지키려 했는데" "……" "내가 보기엔 당신이 더 악마 같아."
my little, lovely brother完
이쪽은 친구인 오쿠무라 린, 그렇게 말하는 렌조의 표정이 너무나도 밝아져 있어, 나는 깨달았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는 오쿠무라 린이라는 녀석이 렌조가 다시 밝게 웃게된 원인이구나 하는 것을 그와 동시에 일어나는 질투심이란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오쿠무라 린은 상당히 제멋대로인 녀석이었다. 화내고 웃고 울고, 그 모든것을 렌조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하고 그것을 끌어낼수 있는, 그리고 그 둘이 손을 잡는 순간 난 저 녀석이 싫어졌다.
항상 말해주고 있었다. 렌조 우리에겐 서로가 일순위이어서는 안된다. 그렇게 했다간 상처받고 말겠지. 나보다도 너보다도 도련님과 명타를 먼저 생각하라고, 서로가 우선시 되는순간 모든게 산산히 부숴지고 말것이라고 당부했었다. 네가 그 어떤것에도 상처받길 원하지 않지만 그 이상으로 강해지길 바라고 있다. 몸도 마음도 그 무엇보다 단단해지길 바라고 있다. 그와 동시에 네가 나에게 매달렸으면 좋겠다. 너는 상처받기 시작하면 나에게 매달리는 습성이 있었다. 그럴때마다 모순되는 마음을 짓누르고 너를 밀어냄과 동시에 뒤에서 끌어안았다. 상처를 줌과 동시에 치료하는 격이지만 그래도 네가 나에게 매달린다면, 이것으로 네가 강해진다면 난 그렇게 할것이라고
"당신 정말 최악이야…" "……" "당신이 아니라 그였다면 나도 이렇게 까지 렌조에게 매달리지 않았을 것을…" "……" "그는 악마가 되어서까지 렌조를 지키려 했는데" "……" "내가 보기엔 당신이 더 악마 같아."
몇시간이 지나갔을까 째깍거리는 초침소리가 귀에 익어갈때쯤 렌조가 깨어났다. 식은땀을 흘리며 끙끙거리던 렌조가 주조를 보자 작게 웃었다. 뻗어오는 손을 붙잡고 손등에 입을 맞추면 간지럽다는듯 손을 빼어내려고 했다.
"렌조…유타를…유형을 만났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주형"
내가 이 아이의 작은 떨림조차 놓칠리가 없었다. 차가운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 내주면 시원하다며 베시시 웃었다. 형 하고 부르는 렌조에게 다정하게 왜 하고 대답하면 다른 한손을 뻗어왔다.
"안아줘" "…렌조" "안아줘, 형"
주조는 뻗어오는 손을 잡고 렌조를 끌어안았다. 작게 헐떡이는 숨이 아직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어깨에 기대어 작게 색색 거리는 렌조는 자신에게는 아직도 어린 아이였다. 어떻게 변했든,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던 간에 자신에게 렌조는 동생일 뿐이었다. 주변에서 뭐라고 하던, 어떻게 바라보던 간에 렌조는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작고 사랑스럽고 무엇보다 소중한 자신만의 아이였다.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놓아줄수 밖에 없는
"렌조" "…응…" "시마家를 떠나라"
뭐? 하면서 되물어 오는 렌조의 머리를 꾹 눌러, 더욱 세게 끌어 안았다. 눈을 똑바로 바라볼 자신이 없었다. 무슨 소리하는거야, 형 하고 렌조가 그의 옷깃을 잡아왔다. 날카롭게선 손톱이 덜덜 떨려왔다.
"무엇보다도 네가 소중하다. 그래서 너를 상처 입혀버리고 말거야" "…형…" "만약 네가 다시 돌아온다면 나는 너를 놓아줄 자신이 없구나" "나는…" "너를 상처입힘과 동시에 너를 가둬놓고 말거야," "…나는 형과…"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다. 렌조, 마지막 기회야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말거라."
my little, lovely brother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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