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아님께 드린것 아벨레온+쌍둥이

2.아벨레온아치

 

 

 

더보기


아직 기억을 찾지 않았다. 아벨은 차라리 그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과거 자신들의 스승이라고 말한 프리드리히가 쓰러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교관! 돌아온 그를 레온이 부축하며 왜 하고 물었다. 그는 대답이 없었다. 지시자가 아벨을 넌지시 불렀다. 후욱, 숨을 들이마신 아벨이 프리드리히를 힐끔보았다. 마주친 눈에 두려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검이 묵직했다. 아벨은 상대편 남자를 마주보며 인상을 팍 구겼다.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인데, 프리드리히가 아주 그냥 쓰러진건 아니었는지 팔을 저는 남자를 보고 아벨은 김이 팍 샜다. 찌릿찌릿, 공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남자의 사기는 대단했다. 눈을 감자 무언가 스쳐가듯 머리가 살짝 아파왔다. 찌푸린 눈으로 남자를 보며 아벨이 중얼거렸다. 순전히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는 


“.... 당신이라도, 난 지지 않아." 


자신이 하는 말의 의미를 알아차리지도 못한채 아벨은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        *         *




자신이 레온과 처음에 어떻게 만났더라, 아벨은 그 뒷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무지막지 하게 싸웠던가, 아님 운명처럼 마주했던가. 아벨은 앞서가는 레온의 머리카락을 덜썩 잡았다. 뭐하는 짓이야!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냥...머리 언제 이렇게 길렀나해서”


하? 레온은 아벨의 손을 쳐내더니 이상한 녀석, 하고 중얼거렸다. 처음부터 길러져 있었다고, 그렇게 말하는 레온은 기분 좋아보이지 않았지만, 아벨은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아마 저러고 얼마 안갈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아벨은 언제부터 레온의 머리카락이 길어졌는지 고민했다. 









“당신 교관이랑 무슨 사이야”


날이 어두워지자, 큰 동굴아래 자리를 잡아 불을 피웠다. 그쪽으로 계속 신경이 예민하다 싶더니 결국 말을 여는 레온을 보고 아벨은 어쩔수 없는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바로 앞에 지시자와 함께 앉아있는 남자- 베른하드 그리고 한껏 노려보고 있는 레온 정말이지 숨막히는 이곳에서 당장 탈출하고 싶었다. 


“프리드리히는 기억하면서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건가”


교관을 아주 자연스레 프리드리히라고 부른 남자를 보고 레온은 약간 놀란 눈으로 남자를 바라봤다. 


“형이다. 쌍둥이 형.”
“.........”
“나도 최근에 깨달은 거니, 그렇게 노려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런것 치곤 너무 덤덤하잖아! 그렇게 소리치는 레온의 어깨넘어 베른하드를 쳐다본 아벨은 기억을 더듬었다. 그래서 그때 교관의 표정이. 




*        *         *




사실상 지시자와 제일 처음만난건 아벨이었지만, 기억을 가장 먼저 찾은건 프리드리히였다. 이유는 단순히 기억을 찾고 싶지 않아서, 였다. 지시자는 알수 없단 표정을 지었지만 아벨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를 피해줬다. 밖으로 나오자 보랏빛 머리칼이 보여 다가가면 역시나, 아벨은 왁! 하며 그 어깨를 잡았다. 작은 욕설과 함께 물고 있던 담배를 툭 떨어트린 레온이 아, 하면서 고개를 떨구었다.


“너 기억은?”


미련없이 담배를 밟아끈 레온이 아벨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중에”
“뭐?!”


왜 대체왜! 하며 어깨를 짤짤 흔드는 레온을 보고서 아벨은 그냥, 하고 웃었다. 


“내가 먼저 가면 네가 심심해 할거아냐?”


헛소리한다, 그러면서 시익 웃는 레온을 보고 아벨은 만족한듯 웃었다. 귀엽긴, 머리를 파스스 흐트러 놓으면 이번엔 짜증이 아닌 웃는 모습이 보였다. 그 머릿결이 손가락 사이로 흩어지면서 코끝을 간지럽혔다. 

그 뒤였다. 베른하드와 마주친것은, 아벨은 프리드리히에게 조금 미안해졌다. 그냥, 자신이 먼저 기억을 받았더라면,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 가지 않았다. 





베른하드가 합류하고 나서 아벨은 묘하게 기분이 나빠졌다. 베른하드 때문이 아니었다. 자신들은 꿈을 꾸지 않는다. 꿈을 꾼다고 하면 그것 역시 웃긴 것일 거다. 매일 하는 것이라곤 숲을 돌아다니며 괴물과 싸우고, 가끔 만나는 모를 사람과 싸우는 것 뿐일 일상에서 다른걸 꿈꾸다니, 생전의 기억은 하나도 없으면서 
아벨은 자신에게 등을 보이고 누운 레온의 뒷통수를 빤히 쳐다봤다. 머리카락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분명 꿈에선, 좀 더, 짧았던것 같았는데. 

좀 더 짧고, 짓궂고, 담배냄새도 나지 않고, 좀 더 작고,  그리고 그 등에, 뒷모습이, 



“아벨”
“잠깐만..”
“.....”
“조금만 이대로 있자, 응?”


끌어안은 머릿결위로 언뜻 하얀 눈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        *         *




“어이- 잘봐둬! 살아선 못보는거니까!!”


프리드리히가 약간 신난듯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마주 손을 흔들어준 레온이 아벨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베른, 승부라구! 하고 검을 빼드는 프리드리히에 베른하드가 못말린다는 듯 검을 뽑아들었다. 그렇게 얻어 터지고 다시 덤비는가 프리드리히 그 말을 듣곤 레온이 푸훕 웃었다. 


“레온- 그렇게 웃으면 나 상처받는다!”
“하하, 전 그래도 교관이 이길꺼라고 믿어요.”
“그럼 난 베른하드”


에엑, 하는 프리드리히의 목소리를 끝으로 검이 맞부딪쳤다. 


“부럽다 저 두사람-”
“...”
“기억도 찾고, 서로 형제에다가”
“.....”
“우린 뭐 없나?”


그렇게 말하는 아벨을 보던 레온이 입술을 씰룩였다. 그러게 이 자식아...기억 줄때 받으라고 했잖아!! 바득바득 머리를 쥐어 박아오는 레온을 마주 끌어안으면 버둥거리는게 느껴졌다. 뒷통수를 잡고 가슴팍에 꽉 누르면 말이 먹히는 것 까지, 

그래 좀더 짓궂고, 머리칼도 짧고, 


“기억을 찾으면 남이 될까 두려워”
“놔! 좀!”
“혹은 원수사이면 어떡해?”


그 뒷모습이, 그 등이 지워지지가 않아서


“그러니까 지금 이대로가 좋단말야-”
“그러니까 좀 놓으라고!!”


기억 찾는건 미뤄두기로 했어.



end

 

 

더보기

 

“바보같은 얼굴”

“.....”

“뭘 멍하니 보고 있는거야?”

 

널 보고 있었어, 차마 그말은 하지 못하고 침을 꿀꺽 삼켰다. 켁켁 거리며 목을 잡고 기침을 하자 녀석이 한심하단듯 등을 두들겨 줬다. 무식한놈, 하면서도 그 손짓이 다정하다는 걸 깨닫고 베시시 웃었다. 

봄을 타는 걸까, 중얼거리듯 말하는 녀석에게 뭐? 하고 되물으니 아무것도 아니란듯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슬슬 가야지?”

 

 

안그래도 그럴참이었어, 하곤 녀석의 손을 잡고 일어나면 퍽이나, 하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듣기 좋다. 그 소리를 또 들었는지 녀석이 어? 하고 물어온다. 

 

“아무것도 아니야”

 

 

*

 

 

 

뭐보고 있냐, 뒤에서 와락, 어깨를 붙잡으며 물어오는 아벨에게 레온은 싫은 표정을 지으며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왁자지껄한 운동장에선 여자애들의 꺅꺅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또 시작이군, 레온은 한숨을 쉬며 자신의 담임을 쳐다봤다. 여전히 인기는 좋네, 아벨이 실실거리며 손가락질로 프리드리히를 가르켰다. 

 

“그거알아?”

“뭐”

“우리 담임 게이래”

 

푸합, 입엔 아무것도 없었건만 헛기침이 나오는건 막을수 없었다. 등을 두들겨 주며 계속 말하는 아벨은 멈출생각이 없어 보였다. 쌍둥이, 형이 있다고, 했던가, 그런식으로 띄엄띄엄 

 

“그건 어떻게 알았는데”

“몰라, 여자애들이 말하는거 들었어”

 

 

'2D > 언라이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브리리 휠체어시리즈  (0) 2014.07.04
에바자크  (0) 2014.07.04
콥라드  (0) 2014.07.04
콥 오른쪽  (0) 2014.07.04
레온리리  (0) 2014.07.0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