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렐 드림 조금 있습니다 ㅈㅅ
수위는 되게 별거없어용...ㅈㅅ
리퀘내용에 충실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닷..ㅠㅅㅠ
기억을 찾은 뒤 리즈의 행동이 묘하게 달라졌다.
프리드리히는 제 앞에서 지시자를 안고 걸어가는 리즈를 빤히 바라보다 그만, 지시자와 눈이 마주쳤다. 동그랗고 새빨간 눈이 한참 자신을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홱 돌려 리즈에게 손짓을 했다. 프리드리히는 힐끔 자신을 보는 눈빛을 피해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들은 다시 새로운 방향으로 걸어갔다. 제대로 된 길은 없었다. 그저 지시자가 가르키는 곳으로 이동할 뿐이었다.
이번이 몇 번째 기억이지? 프리드리히는 리즈가 조각을 삼키는 모습을 보며 수를 헤아렸지만 기억나지 않았다. 그런 거 일일이 기억할 리가 없었다. 프리드리히는 처음 아무것도 모르던 백지 상태의 리즈를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사실 떠올리고 싶지 않아도 이런 상황을 맞게 되면 자연스레 그때의 얼굴이 떠오르곤 했다.
그 얼굴은 자신이 알던 얼굴과 너무나 달라진 것이 없어 조금 씁쓸하긴 했지만, 프리드리히는 미소를 잃지 않고 손을 내밀었다. “...누구?” 그건 조금 충격이었다. 아무리 자신이 조금 늙고, 다른 옷을 입었다고 한들 못 알아보다니. 너무한 거 아닌가. 어차피 못 알아듣는 사람에게 이런 말 해봤자 소용없지만, 프리드리히는 말을 삼켰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 남자는, 머리가 온통 백지 상태로 자신의 이름이 리즈라는 것과 레지먼트 소속이었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 리즈는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프리드리히는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거뒀다.
“프리드리히 자이페르트…레지먼트 제복이라 반가워서 그랬어. 불편했다면 미안.”
레지먼트라는 말에 기세를 누그러뜨린 리즈는 프리드리히에게서 이 세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어차피,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기에 리즈가 알아들은 것은 아주 단편적인 내용뿐이었다. 그럼에도 리즈는 이 세계에 빠르게 적응해갔다. 먼저 온 자신보다 더,
“지상으로 올라가야 해.”
리즈의 말은 그게 다였다. 프리드리히는 왜, 라고 묻지 않았다. 지시자는 프리드리히의 기억보다 목적이 확고한 리즈의 기억을 먼저 되찾고자 했다. 프리드리히는 딱히 불만을 토해내지 않았다. 물론 이 지긋지긋한 세계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먼저 보낸 제자들이나, 형을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올라가야 했다. 자신의 기억은 거의 막바지였다. 마지막 한 조각.
리즈가 새빨간 조각을 삼켰다. 이번이 몇 번째더라. 두 번째? 세 번째? 분명 저번 조각에서 레지먼트에 입대한 기억까지 돌아왔다고 했다. 그럼 이번일까? 아니면 다음번? 프리드리히는 천천히 눈을 뜨는 리즈와 눈이 마주쳤다. 언뜻 찡그리는 것 같기도 했고, 웃는 것 같기도 했다. 프리드리히는, 천천히 리즈의 앞에 걸어갔다. 제자리에서 움직일 생각도 하지 않는 리즈에게 다가가자, 조금 아래에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얼굴이 조금, 일그러져 있었다.
“…선배?”
“…오냐.”
“저 기억해요?”
“아주 조금.”
“얼마나?”
프리드리히의 질문에 리즈는 살짝 인상을 쓰더니 한숨을 길게 내뱉었다.
“네놈이 나보다 작을 때. 이마는 또 왜 그래?”
프리드리히가 리즈의 어깨위로 고개를 떨어트렸다. 눈물이 핑글 돌았다. 프리드리히는 최대한 울지 않으려고 했다. 다 커서 우는 것도 참, 그때 리즈의 손이 프리드리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이렇게 젊어...바보 같은 녀석.”
그 후로도 달리 달라진 것은 없었다. 말투가 약간 바뀐것과 거리감이 줄어들었다는 것 정도, 그것이 완전히 제로가 되지는 못했지만, 프리드리히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술을 꾹 깨물었다. 저 리즈는 분명 자신을 아는 리즈였지만, 자신이 아는 리즈는 아니었다.
“프,리드,리,히!!”
으득, 이를 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이제 막 네 번째 조각을 삼킨 리즈는 혼란스러워 머리를 움켜쥐는 와중에도 프리드리히를 노려봤다. 그것은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다른 살기였다. 성큼, 다가오는 리즈를 보고서 프리드리히는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지시자가 말릴 겨를도 없었다. 멱살을 잡고 프리드리히를 벽으로 밀어붙인 리즈는 분노로 제정신이 아니었다. 프리드리히는 똑바로 마주보는 눈빛을 견디지 못하고 이내 고개를 돌렸다.
“똑바로 쳐다봐.”
“…선배.”
“네 같잖은 신념 같은 거 궁금하지도, 듣고 싶지도 않으니 날 똑바로 쳐다봐.”
“…….”
프리드리히는 이내 한숨을 내쉬며 리즈를 바라봤다. 금방이라도 입을 맞출 수 있을 것만 같은 거리에서 프리드리히는 살짝 입술을 달싹였다. ‘리,즈‘ 언뜻 그런 모양새였다. 결국 입술이 집어삼켜졌다. 아직 화를 주체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오랜만의 키스가 어색한 것인지 입술을 깨물며 비집고 들어오는 혀는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뜨거운 숨이 넘어왔다. 프리드리히는 밀치는 힘에 이기지 못하고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차가운 손이 옷 안을 파고들었다. 붕대로 꽁꽁 싸맨 허리를 잡고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프리드,리히. 흥분인지 분노인지 알 수 없는 목소리로 리즈는 프리드리히를 불렀다. 어째서, 어째서, 따라 붙는 의문은 처량하게도 울음이 섞여 있었다.
“…선배.”
이름을 부르자 추삽질이 빨라졌다. 제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서 바지를 벗겨 내린 리즈는 프리드리히에게 자신의 것을 박아 넣었다. 거부할 생각은 없었다. 처음부터, 만났을 때부터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상대는 전혀 그런 눈치가 아니라 프리드리히는 조금 슬픈 목소리로 리즈를 불렀다. “리즈 선배.” 헐떡이는 숨을 간신히 참아내고 내뱉은 단어였다.
“시끄러워.”
“리즈 선배.”
“시끄럽다고 했어.”
“기다렸어.”
움직임이 멈췄다. 프리드리히는 벌어진 다리를 벌벌 떨며 리즈의 목에 팔을 둘렀다.
“화내주기를 계속, 쭉 기다렸어.”
프리드리히에게 리즈는 다정한 사람이었지만, 그건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리즈는 끓는점이 낮긴 해도 기본적으로 다정한 사람이었다. 그런 리즈가 화를 내는 사람은 얼마 없었다. 그 속에 자신이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순수하게 자신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이 호의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바보 같은 녀석.”
“그거 두 번째야.”
+
지시자가 돌아온 것은 그 후로 아주 긴 시간이 지나서였다. 사실 중간부터는 지시자를 신경 쓸 틈이 없어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할 말이 없었지만 아주 멀쩡한 얼굴로, 아니 밝게 웃는 얼굴로 돌아온 지시자를 보고 프리드리히는 한 손으로 받치고 있던 얼굴을 삐끗, 하곤 떨어트렸다.
돌아온 지시자는 한 손에는 멀쩡한 청년의 손을 쥐고 있었다. 머리색까지 커플로 맞춘 것인지 똑같은 분홍색. 리즈는 못 볼 꼴을 봤다는 듯 고개를 홱 돌렸다.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지시자는 둘에게 남자를 소개했다. 어차피 말도 하지 못해 통성명은 직접 해야 했지만, 프리드리히가 손을 잡으려 일어서자 남자의 얼굴이 확 구겨졌다.
“프리드리히 자이페르트입니다.”
“타이렐입니다.”
리즈와 인사를 하기도 전에 지시자의 손에 이끌려간 타이렐이란 남자는 곤란한 얼굴로 지시자를 안아 들었다.
“봄이네.”
“봄이구나…”
그럴 리가 없는데도 화사한 머리색 덕분인가 봄을 연상시키는 두 사람에 리즈는 뒤로 벌렁 드러누웠다. 앞으로 한 조각이면 둘 다 지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그것도 그른 것 같다. 아마 지시자는 저 녀석의 기억을 찾아주기 시작할 것이다. 지금까지 패턴으로 봤을 때 분명 그럴 것이다.
“선배 자리 뺏겼네. 안 섭섭해?”
“별로.”
“그치만 이제 한 조각이면 부활이라구? 선배 지상으로 올라가는 게 목표였잖아?”
뚫린 입이라고, 리즈는 프리드리히의 뒷덜미를 잡고서 자신의 옆에 눕혔다. 제법 저항을 하던 프리드리히는 목이 졸렸는지 원망스런 눈초리로 리즈를 노려봤지만 리즈는 본척만척 프리드리히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여기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언제는 빨리 올라가고 싶어서 재촉을 하더니만.”
“시끄러워.”
눈치가 없는 건지, 없는 척하는 건지. 리즈는 프리드리히의 머리를 그대로 쥐어박았다. 그래서 듣지 못했을 거다. 뒤에서 수군거리는 타이렐의 목소리를
“봄이네요.”
“(끄덕)”
“지시자가 고생이 많았겠어요.”
“(끄덕끄덕)”
'2D > 언라이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라이트 군주합작-프리드리히 (0) | 2015.04.05 |
---|---|
언라이트x페이트 크오AU (0) | 2015.02.17 |
죄수 아이자크x교도관 프리드리히 AU 2 (0) | 2014.10.02 |
말세수라 (0) | 2014.09.18 |
2012~썰정리 (0) | 2014.08.25 |